2011/01/24 18:16 그냥 저냥 살기
최소한의 신뢰도 내팽개친 홍대 총학생회는 자폭해라!
홍익대 총학생회가 1월 22일자로 새로운 성명서를 내놓았다. "학교 당국과 용역 업체의 행위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 그리고 서명 운동을 통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들의 의지를 모으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물론 현수막을 내걸어서 모호한 지지를 표명했던 이전의 상황에 비해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성명서 전문을 찬찬히 뜯어보면 여전히 학교 측의 논리를 대변하면서 모든 책임을 용역 업체에 씌우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여기에 더하여 "어머님 아버님, 이제 학생들의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총학생회장 개인 명의로 붙인 대자보를 보면서 홍익대 총학생회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곧 실망과 분노로 바뀌고 말았다.
먼저 총학생회의 성명서는 마치 학교와 용역 업체를 규탄하는 듯한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이 사태에 대하여 도의적인 수준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면서, 용억업체 '향우종합관리주식회사'와 '인광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라고 첨언한 것은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비정규직 보호법과 파견근로법의 헛점을 피해 위장 도급 형태로 이루어지는 명백한 탈법 행위라는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두번째로 "전체적인 과정이 생략되고 부분만을 보도하여 대중의 의견을 왜곡되게 몰아버린 언론보도과정으로 인하여 마치 학교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며 왜곡 보도로 인하여 총학생회가 부당하게 오해받고 있다는 식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있는 부분은 그동안 홍익대 총학생회의 사태 대응을 바라볼 때 코웃음을 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홍익대 총학생회장이 집중 결의 대회 문화 공연 때 난입하여 해산을 촉구한 것은 이미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12월 28일 총학생회 공식 입장을 통해서 "‘학교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최저입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하여 청소노동자 복지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라고 말하며 학교 측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도 버젓하게 올라와있는 발언이다. 심지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홍문관 앞에는 "어머님 아버님을 지지합니다."라고 현수막을 걸어놓고 캠퍼스 내에는 매스컴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고, 우리는 소통하고 싶지만 외부 세력이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건 이중 플레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더라도 홍대 총학생회 스스로가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세번째로 가장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홍익대 김용하 총학생회장의 대자보를 살펴보겠다. 결국 이 대자보는 미화 노동자들이 "너무나도 적은 임금의 인상과 열악한 근무환경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까지 시위의 방법에 대해서도, 단지 가입된 민주노총의 시위 방식과 투쟁 방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소모적이며 감정적 싸움인 이런 투쟁의 방법이 아닌 생산적 대화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나서겠다는 얘기다.
김용하 총학생회장이 돌려서 표현한 진심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노조 결성이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지는 잘 모르겠고 어쨌든 임금 올리는게 어머님들 목적 아니냐, 그리고 지금 점거 농성 하는 것도 민주노총이 시켜서 그러는거 아니냐, 근데 이렇게 투쟁해봤자 별다른 효과가 없으니까 민주노총 같은 외부세력은 쫓아내라. 그러면 학생들이 학교와 협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본인들의 의지로 노조를 결성하고, 점거 농성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 분회' 미화 노동자들의 주체성을 심각하게 부정하는 처사이다. 그뿐 아니라 김용하 총학생회장의 논리는 흔히 노동조합에 대한 이간질로 노동자간 갈등을 부추기는 회사 측의 수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기도 한데, 이는 김용하 총학생회장이 단지 '일반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사용자인 학교의 속셈을 대변하고 있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학생들을 상대로 새삼 서명운동을 하면서 요구안에 "고용 승계 하라"거나 "처우를 개선하라"고 하지 않고 "고용승계가 가능한 용역업체를 선정"하라거나 "처우 개선이 되는 용역업체를 선정하라"는 식으로, 마치 학교에 결정 능력이 없는 것처럼 왜곡하는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의 행동도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단지 학교의 노동자 탄압을 옹호하는 수준이 아니라,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며 탄압의 주체로 행동할 것을 천명한 홍익대 김용하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에 묻는다.
1. 대체 왜 청소 경비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외부 세력'들의 적극적인 참가로 진행된 모든 운동에 힘을 더하지 않고 "새삼스러운" 대외적 서명운동을 통해 기존의 요구보다 후퇴된 요구안을 내놓고 있는가?
2. 대체 왜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외적 서명에만 자신들의 요구안을 담고, 총학생회가 힘들게 잡았다는 학교측과의 대화에서는 요구안의 제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말 없이 모호한 약속만 받아왔는가?
3. 대체 왜 서명용지의 요구안에 "고용 승계 하라"거나 "처우를 개선하라"고 하지 않고 "고용승계가 가능한 용역업체를 선정"하라거나 "처우 개선이 되는 용역업체를 선정하라"는 식으로 실사용자를 부정하고 있는가?
4. 대체 왜 총학생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총학생회장의 개인 명의로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도망치듯이 사라졌는가?
정말 생산적 대화와 타협점을 찾기를 원한다면, 본인들의 이중성을 극명히 드러내는 여론전이 아니라 지금 당장 미화 노동자들과 연대하길 바란다. 말로는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실제로는 손을 내밀지도 않는 행동을 되풀이 한다면, 총학생회 역시 투쟁의 대상이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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