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4 18:12 그냥 저냥 살기
깨끗하고 안전한 홍익대학교에서 정치 잘 하고 계신 김용하 총학생회장님께 올립니다.
"총학생회장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차마 드리기가 싫습니다.
농성장에서 뵈었었죠? 모르시겠지만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이라고 합니다.
저흰 스물에서 서른 정도의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사회적 실천들을 결심하면서 가난하지만 남의 살을 파먹는 이들에 대해 눈을 감고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뭐 그 마음 끝까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은 못하겠습니다만, 어찌어찌 마음이 바뀌기 전에 홍익대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총학생회장님!
무엇보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총학생회장님이 이 정도까지 정치적 술수와 노조 파괴에 닳고 닳으신 선수이신줄 몰랐습니다. 그저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사회에 눈이 가려지고, 혼자 몸도 책임지기 힘든 이 시대의 대학생이란 입장에서 오늘의 사태가 "집단해고"이고 "대량학살"임을 이해하지 못해서 학교와 용역업체가 법적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하시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착각과는 달리 "학교측을 규탄하는" 성명에조차 "법적 문제가 없다"는 선전을 반복하시고(1.22, 총학 성명서), 학생들을 상대로 새삼 서명운동을 하시면서 요구안에 "고용 승계 하라"거나 "처우를 개선하라"고 하지 않고 "고용승계가 가능한 용역업체를 선정"하라거나 "처우 개선이 되는 용역업체를 선정하라"는 식으로 마치 학교에 결정 능력이 없는 것처럼 왜곡한 당신. "용역업체"를 계속 이야기하시면서 실사용자가 학교임을 부정하고 비정규직의 부당한 처지에서 눈을 돌리려 하는 당신. 한편으로는 개인의 이름으로 "단지 가입된 민주노총의 방식을 따라야하기 때문에 그럴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노동조합에 대한 이간질과 노동자간 갈등을 부추기는 당신. 무엇보다 학교 재단을 위해 대신 노동자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일들을 해주시는 총학생회장님의 뛰어난 능력을 이해못했습니다.
저희의 시야가 너무나 좁고 편협하였습니다.
총학생회장님!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닙니다.
이제 총학생회장님이 노동자 탄압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탄압의 주체임을 이해했습니다. 저희도 맞서겠습니다. 노동자가, 학생이 나서겠습니다.
"학생"이 아닌 "학교관료"의 입장에서 탄압의 주체로 거듭나신 당신들에 맞서 노동자와 학생이 싸우겠습니다. 총학생회장님! 지금 학내에서 노노갈등 선도의 최전방에 서시며 '혹시나 우리의 진심이 오해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신다는 이야길 당신들의 현수막을 통해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그 진심, 잘 이해했습니다.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이 내건 플랜카드에 써있는 말들이, 우리가 이해한 당신들의 진심입니다.
또한 현재 당신들이 그런 입장에 서 버린 것에 대해서도, 단지 홍익대 재단과 자본주의 사회의 방식을 따라야 하기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결을 해치고 교란을 유도하는 당신들의 방법에 맞서 더 생산적인 연대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동자와 학생들이 싸우겠습니다.
김용하 총학생회장님
이제 적당히 좀 하시길 바랍니다
가난하지만 너님처럼은 살기 싫은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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